마끼다 전동 공구 수집

지난 몇달간 금주 및 집콕 라이프를 즐기며, 취미 목공으로 몇가지 장식장들을 만들어봤다.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마치 돌멩이 수프를 만드는 것처럼 ‘아 지금 이대로도 쓸만은 하겠지만 이 장비가 있으면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금주도 하고 있는 마당에 돈나갈 곳도 마침 없어서 공구에 진심을 발휘해봤다.

페스툴, 밀워키, 디월트, 보쉬 등 비슷한 전동공구들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참 많지만, 몇 년전 어느 아마존 블프 세일날 구매했던 마끼다 18v 임팩트 드릴/드라이버 세트와 배터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마끼다 라인으로 베어툴 장비들을 모이기 시작했고, 결국 아래와 같은 장비들을 갖추게 됐다.

종류모델명패키지 사이즈 (mm)집진구 (mm)
해머 드릴XPH01Z
임팩트 드라이버XDT04Z
오비탈 샌더DBO180Z335x210x19522 / 17
비스킷 조이너DPJ180Z265x125x16531 / 25
전동 대패DKP180Z405x210x17550 / 44
전동 트리머DRT50ZX4210x155x14038 / 32
집진기XCV1144 / 38

해머 드릴 / 임팩트 드라이버

오래전부터 유선 해머 드릴은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유선 장비들은 쓰기가 번거롭다 보니 무선 장비들에 관심이 가게 됐는데, 마침 2016년 블프 때 해머 드릴 + 임팩트 드라이버 + 충전기 + 2.0A 배터리 * 2 세트가 $150 에 나왔길래 뭔가에 홀린듯이 구매를 진행했다.

해머 드릴은 수직 방향으로 충격을 가하면서 드릴을 동작시켜서 벽을 깨면서 드릴링을 할 수 있는 장치이고, 임팩트 드라이버는 회전하는 방향으로 충격을 가하면서 드라이버를 동작시키는 것을 통해 더 단단하게 나사를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이다.

21세기에도 왜 110v 전용 충전기를 넣어주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데, 이상하게 전동 공구 회사들은 프리볼트 충전기에 인색한거 같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220v 용으로 개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던데 안전 제일 주의라 그냥 220v용 충전기인 DC18RC를 45,810원에 구매했고, 결과적으로 직구를 통해 얻은 가격적 메리트가 많이 반감된 감이 없지 않다.

드릴이나 드라이버의 힘 관련해선 아쉬운 점을 느껴본 적 없지만 편의적인 부분을 위해 공기 기포 레벨 같은게 달려있었으면 수직을 더 쉽게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쉽다.

오비탈 샌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규조토 매트 샌딩을 위해 구매했었던거 같은데, 어디서 얼마에 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패키지에는 조촐하게 샌더 본체와 집진백이 들어있는데, 막상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는 집진백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거 같다.

버튼을 누를때마다 회전 강도가 1~3까지 조절되고, 샌딩 자국이 남지 않도록 랜덤하게 오비탈을 그리며 돌아간다는데 생각보다 꽤 강력하다. 강력해서 좋긴 한데 집진기 없이 쓰면 안사람한테 등짝 맞기 딱 좋은 장비인거 같다. 규조토 매트 샌딩한다고 마루에서 한 1분 돌렸다가 온 마루에 하얀 가루가 내려앉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다음부터는 내 샤워부스 안에서 문닫고 숨어서 사용 중…

집진기랑 연결할 땐 38mm -> 22mm 리듀서(195548-6)를 이용해서 연결하면 된다. (리듀서 22mm 내경이 전동 샌더 집진구 외경이랑 동일)

비스킷 조이너

작년 말부터 목공을 배우면서 장부 맞춤 가구를 몇가지 만들어 봤었는데…

그 과정에서 암장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끌기를 필요했고, 숫장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테이블쏘와 밴드쏘가 필요했다. 강력한 전동 공구를 사용했음에도 매번 할때마다 한번에 딱 들어가질 않아서 오차를 보정하기 위한 작업으로 이래저래 고통받았던 기억이 많았다.

하지만 집성 과정에서 사용해본 비스킷 조이너를 보고 ‘아 이거는 나랑 좀 맞는거 같다’란 생각이 번뜩였고, 집에서 뭔가 만들때 비스킷 조이너를 이용하면 쉽고 단단하게 가구를 만들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에 11번가에 비스킷 조이너를 질렀다.

가격은 224,180원에 기본 날과 있어도 큰 도움은 안되는 집진백이 포함되어 있다.

면을 잘 맞추고, 비스킷 조이너를 작동시킨 후 밀어넣으면 비스킷이 들어갈 구멍을 만들어주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장부나 목심 등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스킷을 이용해서 조립하는게 몇 배나 더 단단하다고 한다.

그냥 손으로만 잡고 구멍을 파면 약간의 유격과 함께 구멍이 파지는데, 클램프로 가이드와 나무를 아예 조여놓은 상태로 구멍을 뚫으면 거의 유격 없이 구멍을 팔 수 있다. 다만 약간의 유격이 있더라도 목공 본드를 바른 후 비스킷을 삽입하면 비스킷이 부풀어 올라서 틈새를 메꿔준다는거 같으니 큰 문제는 되지 않는거 같다.

집진기랑 연결할 땐 38mm -> 22mm 리듀서(195548-6)를 이용해서 연결하면 된다. (리듀서 22mm 외경이 비스킷조이너 집진구 내경이랑 동일)

전동 대패

인터넷에서 재단해서 나무를 파는 곳들에서 아무래도 다양한 두께로 나무를 제공하지 않다보니 내가 원하는걸 만들 때 좀 아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 손재주가 뛰어나면 그냥 손대패질로 두께를 맞춰볼 수 있었겠지만, 내 하찮은 손기술로는 평을 유지하면서 두께 작업을 하는게 아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래서 전동 공구의 힘을 빌려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전동 대패를 구매해봤다.

원하는건 12mm 두께를 8mm 정도까지 깍아내는 것이었는데, 손대패를 쓸 때보단 덜하지만 전동 대패도 쓰기 엄청 쉬운 장비는 아닌거 같다.

0.5mm 단위로 4번 정도 깍았을 때 시작점보다 끝점이 0 ~ 0.5mm 내외로 더 두껍게 되는 등 어느정도 오차가 생기곤 했고, 시작점이나 끝점 쪽에서 수평을 잘 유지못해서 약간 나무를 파먹거나 하는 일들이 종종 생겨서 좀 신경을 써서 작업할 필요가 있는거 같다.

다행히 이정도 오차는 버니어 캘리퍼스 등으로 측정했을때 알 수 있는거고 눈으로 보기엔 크게 차이나는 정도는 아니어서 내 소품들 제작할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연습을 통해 나아질거 같긴 한데, 연습용 나무들이 남아나는건 아니라서 잘 사용하게 되는거 까지는 좀 시간이 필요할거 같고, 전동 대패를 사용해보니 배터리 소모량이 엄청나다는 점, 그리고 톱밥이 어마어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 좀 신경 쓰이는거 같다.

배터리는 2A짜리로는 쉬엄쉬엄해도 1~20분 정도 밖에 못 버티는걸 확인할 수 있었고, 톱밥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멀리까지 튀어나가기 때문에 집진기 없이 돌리면 안사람에게 등짝을 타격받을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을거 같다.

집진기를 연결할 땐 38mm 호스를 이용하면 38mm 호스 외경에 전동 대패 집진구 내경이 딱 맞아서 따로 리듀서는 필요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내가 산 DKP180Z 후속 모델로 DKP181Z가 나왔고 블루투스를 통해 집진기와 연동하는 기능과 높이 조절 가이드를 장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된 거 같다. 참고로 신모델을 구매하더라도 블루투스 연동 모듈(전동 장비가 작동하면 집진기도 같이 작동하도록 해주는 장비)은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거 같다.

가격은 DKP180Z, DKP181Z가 각각 151,600원, 약 25만원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난 블루투스 연동 가능한 집진기도 없고, 높이 조절 가이드를 쓸 일도 없을거 같아서 새 제품을 사지 않은게 크게 아쉽진 않은거 같다.

전동 트리머

유튜브를 볼때마다 트리머는 참 마법의 장비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름신이 내린 김에 트리머도 함께 구입을 진행했다.

오픈 마켓에서 검색을 해보면 XTR01Z 란 모델이 많이 검색되는데, 찾아보니 XTR01Z는 미국 출시 제품으로 트리머 비트를 물어주는 콜렛이 인치 단위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걸 그대로 쓰려면 트리머 비트도 인치 단위로 나오는 제품을 사야 한다.

쏘비트라는 곳에서 6mm, 8mm 콜렛을 팔고 있어서 콜렛을 따로 구매해서 교체하는 방법도 있는데, 미국 업체들은 제품 상자에 바로 송장을 붙여서 발송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고 난 깨끗한 상자 채로 보관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조금 더 비싸긴 했지만 metric 기반으로 국내 출시된 DRT50ZX4 모델을 구매했다. 가격은 205,500원.

트리머 비트에 따라서 코너를 곡면으로 깍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고, 베어링이 달려있는 비트를 이용해서 틀을 따라서 깍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트리머를 이용해서 중간 칸막이들을 동글동글하게 마무리 한다거나, 4mm 합판이 들어갈 구멍을 판다거나 하는 작업들을 진행해봤는데 베어링이 달린 비트를 이용해서 바깥 쪽을 따라 깍는건 좀 쉬운 편이었지만 직선 가이드 등을 이용해서 안쪽에 일자로 홈을 판다거나 하는건 엄청 쉽다곤 할 수 없는거 같다.

아무래도 장비가 힘이 좋아서 결에 따라 튀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하다보니 수평 가이드를 이용해서 홈을 실수없이 파는건 쉽지 않았고, 가이드용 나무를 클램프로 덧대고 따라가는게 더 쉬웠던거 같다. 그래도 전동 대패에 비하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거 같고, 활용도는 정말 무궁무진 할 거 같은 장비라 애정이 좀 가는거 같다.

추가로 손 톱질 시 미세하게 대각선으로 잘린다거나 한 경우 바로잡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트리머가 생기고 나니 이런 부분들을 미세하게 다시 깍아내거나 하는게 간단해져서 죽은 나무들을 많이 살려낼 수 있었던거 같다.

집진기

아무래도 톱질도 그렇고 다른 목공 작업들도 그렇고 나무 분진들이 엄청나게 나오는데, 전동 장비들을 이용하다보니 이 분진들이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발생을 해서 집진기 없이 작업을 하면 안될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전동 샌더를 통해 생긴 미세한 분진 가루를 다이슨 청소기로 청소했다가 다이슨 청소기가 좀 힘들어했던 경험도 있고 해서, 목공 전용 청소기를 하나 들이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커다란 공업용 청소기라거나 혹은 그와 연동되는 사이클론 집진통을 만들어 사용하곤 하는거 같던데, 가능하면 청소기도 선없는 자유로움을 잃고 싶지 않았고, 아무래도 집에서 쓰는거다보니 보관할때도 눈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제품으로 찾다보니 XCV11Z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미국에서 출시된 제품이고 국내는 출시가 되지 않았다보니 직구나 구매대행을 통해 구매해야하는데, 네이버 쇼핑을 뒤지다보니 243,820원에 파는 곳을 찾았다. 비교해봤을때 아마존 직구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이버 쇼핑을 통해 구매를 진행했다.

선도 그렇고 청소용 꼬다리도 그렇고 본체에 이쁘게 수납할 수 있어서 깔끔하게 보관이 가능한게 장점이고, 본체 중간에 있는 뚜껑을 열면 배터리를 꼽는 곳이 나온다. 강도는 1, 2로 조절이 가능한데 공업용 만큼 시끄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조용하지도 않은거 같다.

2A배터리로 약 2~30분 정도는 작동이 가능한거 같고 전동 대패, 전동 트리머 등 손으로 잡고 사용하는 툴들에 연결시켜 사용하는 목적으로는 충분한 세기를 보여주는거 같다. 집진기 없이 전동 대패를 썼을 때 톱밥 날리는걸 보고 정말 경악했었는데, 집진기를 붙여서 돌리니 밖으로 떨어지는 톱밥은 거의 보이지 않는걸 보고 안심했다.

자동 대패

전동 대패를 이용해서 두께 작업을 하기 시작하니 좀 더 완성도 있게 두께 작업을 마무리 하고 싶다는 욕심도 들었고, 나중에 집성목이 아닌 제재목 같은걸 사용하기 위해서 언젠가는 자동 대패를 들이긴 해야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 방안을 스캔해보니 자동 대패를 세워서 보관할 공간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충동적으로 마끼다 자동 대패 2012NB 도 구매를 했다.

자동대패는 무선 제품도 아니고 해서 구지 마끼다를 고집할 생각은 없었지만, 중국산 제품들이나 좀 더 본격적인 제품들을 빼고 전동 공구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들로 찾아보니 마끼다 자동대패와 디월트 자동대패가 생각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었나 싶다.

우선 마끼다 자동 대패는 손잡이가 위쪽에 있어서 손잡이가 중력에 의해 지맘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거 같다는게 좋아보였고, 디월트 제품보다 작아서 공간을 조금 덜 차지한다는게 좀 더 메리트가 있어보였다. (크기가 작은 만큼 처리할 수 있는 가로 사이즈가 1인치 짧다는건 단점이다.) 또 소음 면에서 디월트 제품보다 좀 더 조용하다는 평이 보여서 마끼다 자동 대패를 최종 구매하게되었다.

실제 물건을 받아서 돌려보니 작업 결과물 자체는 두말할 나위없이 훌륭하지만 소음이 생각보다 심해서 돌릴 때 이웃의 눈치가 좀 보인다. 20분 내외로 가능하면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자동 대패에서 만들어지는 톱밥은 내가 가진 소형 집진기로는 커버가 안되는 것도 문제…

인터넷을 찾아보니 헬리컬 톱날로 교체하면 소음이 좀 줄어든다는데, 거의 자동대패 가격의 절반 정도에 육박하는 가격이 압박인데다 마끼다 제품에 헬리컬 톱날을 설치하려면 거의 완전 분해 후 재조립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압박인거 같다. 그리고 영상들을 보니 소음이 완화되는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또 조용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소음이 없어지는건 아니라서 여기까지는 투머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

최근 느끼는게 있다면 목공은 장비빨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확실히 장비 하나두개가 늘어남에 따라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들도 늘어나고, 그 결과물의 퀄리티도 따라서 높아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목재 판매 사이트들을 여기저기 검색하다보니 목재를 재단해서 파는 사이트들의 목재 가격이 통판 목재 혹은 제재목을 파는 곳들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목재를 재단해서 받게 되면 아무래도 계획이 바뀌었을때 대응하기도 쉽지 않고, 업체에서 만든 재단 오차 등 때문에 마무리가 조금 안좋아지는 경우들도 생기다보니 테이블 쏘도 갖춰놓고 싶고 한데, 소음이나 분진등을 생각했을 때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내 손가락은 소중하니까 테이블 쏘를 구매하게 되면 쏘스탑 기능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쏘스탑 브랜드 제품 중 제일 작은 jobsite 제품 마저도 집에 놓을만한 사이즈가 맞는지 잘 판단이 되지 않는다. 쏘스탑 브랜드를 제외하면, 페스툴 브랜드의 TKS 80 EBS 정도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이 아닌가 싶은데, TKS 80 EBS에 조금 아쉬운건 크로스컷을 위한 썰매를 만들려고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레일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점이다.

머리 속에 내가 만든 버전으로 교체하고 싶은 가구 리스트 들이나 새로 만들어서 놓고 싶은 가구 아이디어들은 계속 샘솟고 있고, 목공은 장기적으로 조금씩 계속 해보고 싶은 취미라 장비 가격에는 연연하지 않고 있지만 확실히 공간이나 소음/분진 등이 부담이 되는건 사실인 거 같다.

뭐 어찌됐든 뭔가 작은거라도 꾸준히 이것저것 만들어 보면서 꾸준히 기술을 단련해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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