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입문…

그동안 관심은 많았지만 행동력의 부재로 유튜브나 기웃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지난 11월 목공방을 등록하고 전문적인 목공에 드디어 입문했다.

입문 수업

입문 과정은 장부 맞춤 실습으로 시작해서 장부 맞춤을 이용한 스툴 제작이었고, 공방에서 미리 재단해둔 목재들에 장부 구멍과 장부 작업을 진행해서 스툴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작업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고,

  • 금긋기칼, 그무개, 직각자 등을 이용해서 마킹을 하는 작업.
  • 각끌기를 이용한 장부 구멍 작업
  • 테이블쏘/밴드쏘를 이용한 장부 작업
  • 목공 본드를 이용한 조립
  • 8자 철물을 이용한 상판 연결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가 작업한 결과물이 과연 깨끗하게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많았지만 전용 전동 공구들의 힘은 생각보다 굉장했다. 물론 끌로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전동 공구를 통해 얻어진 칼같은 정교함들은 일부 훼손되었지만 그럼에도 마무리해놓고 보니 기성품과 비슷한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목공 초급 수업

첫달 스툴을 만드는 과제가 끝난 후, 초급 수업이 시작되었고 초급 수업 과제로는 협탁을 제작하는 게 주어졌다.

초급 수업을 통해서는 아래와 같은 항목들을 배울 수 있었다.

  • 스케치업 프로그램 이용해서 도면 그리기
  • 필요한 제재목 수치를 계산하는 요령
  • 수압 대패를 통해 평면 맞추기
  • 자동 대패를 통해 평면 및 두께 맞추기
  • 필요한 두께를 만들기 위한 집성 작업
  • 필요한 너비를 만들기 위한 집성 작업 w/ 비스킷 조이너
  • 테이블쏘를 이용한 재단
  • 밴드쏘를 이용한 사선 재단
  • 사선 재단 분량에 대한 대패 마무리
  • 손톱질 요령
  • 서랍 만들기
  • 서랍 레일 달기

대충 4달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수업을 진행했고, 중간중간 가조립을 해볼 때마다 생각 외로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 좀 놀라웠다. 확실히 전동 공구와 다양한 도구들이 조합되면 손재주와 별개로 필요한 퀄리티를 확보해줄 수 있는 것 같다.

대패질이라거나 등대기톱을 이용한 톱질 등의 수공구 작업이 중간중간 필요했는데, 이런 기술들은 제대로 익혀두면 두고두고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금긋기 할 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난 그리 꼼꼼한 편도 정교한 손재주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거 같고, 그러다보니 수공구로 작업하면 완벽한 직각, 칼같은 맞춤 이런 것들이 절대 나오질 않아서 좀 아쉬웠다.

초급 수업이었지만 거의 날 것의 제재목에서부터 시작하다보니 평면을 맞추기 위한 대패질 등의 작업에 적지 않은 시간이 들어갔지만 통원목으로 내가 원하는 목재들을 만드는 과정을 배운 것도 의미가 좀 있었던거 같다.

집에서 하는 목공

테니스 레슨 시간이랑 목공 시간이랑 사이에 갭이 너무 없어서 좀 타이트 하기도 했고, 연초에 손목에 좀 무리가 갔는지 손목도 좀 안좋아서 좀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초급 과제를 마치고, 다음 과제를 시작해야하는 시점 즈음에 수업을 그만 등록하기로 결정했다.

그러고 한동안 좀 쉬고 있었는데, 재택근무로 집에 쳐박혀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예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스노우볼 장식장을 원하는 사이즈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쓰고 있는 다이소판 장식장은 스노우볼 용으로 나온게 아니다보니 내가 가진 스노우볼 중 대다수가 들어가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 이걸 좀 더 크게 만들어서 스노우볼들을 이쁘게 장식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나사를 쓰는 방식 보다는 연결 부위가 눈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하고 싶었고, 수업 때 사용했던 비스킷 조이너를 이용한 결합 방식이 해본 방식 중 제일 간편하면서 정확한 결과를 보여줬던거 같아서 목재들과 함께 비스킷 조이너도 질러줬다.

수업 때 한 번 써본거라 이걸 지르는게 맞나라는 생각을 잠깐 하긴 했는데, 물건을 받아서 짜투리 목재들에 테스트를 해보니 생각했던 대로 만들 수 있을거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내부 칸막이들은 aliexpress에서 산 직각 지그를 이용해서 톱질을 진행했는데, 자석이 있는 지그와 쇠톱을 이용해서 톱질을 해보니 전동 공구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원하는 정도 퀄리티로 톱질이 가능했다.

톱질하고, 비스킷 조이너로 구멍들 파고, 약간의 본드질 후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스노우볼 장식장이 완성할 수 있었다.

너무 쉽게 생각한 나머지 본드 작업 중 양조절 실패로 본드 얼룩을 만들었고, 그 외에도 이런저런 사소한 실패들이 이어진 작업이었지만 그래도 최종 결과물은 처음 생각했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어 다행이다.

에필로그

집에서 처음으로 완성한 스노우볼 장식장에 스노우볼들을 올려봤는데, 사이즈나 마감 등은 내가 원했던 사이즈 대로 작업되긴 했지만, 온라인 재단 사이트들에서 파는 목재들의 기본 두께가 있다보니 칸막이가 생각보다 좀 너무 두껍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공방을 이용할 수 있으면, 자동 대패로 두께를 더 얇게 깍아주면 될 것 같은데 온라인으로 재단 사이트에는 자동 대패 가공 작업을 선택할 순 없어서 이런 점이 조금 아쉬웠다. 또 제재목을 사다가 작업을 했을땐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임에도 통원목으로 작업이 가능했는데, 이어 붙인 자국이 있는 집성목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좀 아쉬웠다.

그리고 이건 내 손재주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지만 완전한 수직으로 목재를 길이 켜기 등을 할 수 없다보니 설계 변경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집에서 하는 목공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아쉬운대로 원하는 두께의 나무를 만들어보기위해 전동 대패를 구매했고, 테스트해본 결과 연습을 조금 하면 대패 폭 안에 들어오는 목재에 대한 두께 작업은 집에서도 가능하긴 할 것 같다.

코로나 시국이 당장 오늘 내일 끝날거 같지는 않고, 한동안은 집에서 이러고 놀 계획인데, 공방을 이용해서 빠르고 정교하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재밌지만 집에서 이런식으로 사부작 거리면서 하는 목공도 또다른 재미가 있어 좋은거 같다.

마루에 있는 만화책용 책꽂이도 그렇고, 예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구들이 몇가지 있는데, 천천히 시간날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업그레이드를 진행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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