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통증 치료 후기

뭔가 컨디션이 안좋았던 3월 어느날 익숙하지 않은 탑스핀 공들을 받게 되면서 타점이 계속 안맞다보니 손에 좀 무리가 갔었나보다. 이어서 받는 레슨 때부터 좀 쎈공을 받으면 손목에서 찡한 느낌이 느껴졌는데 당시엔 그냥 살짝 손목을 삐었나보다 하는 생각이었다.

여튼 이후 한 2주 정도 손목을 접질렀을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고, 한두주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게 기나긴 고통의 서막이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아마도) 병을 키우게 된 계기…

예상대로 한두주 정도 지나니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손목이 약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나 싶어서 인터넷에서 손목 강화 방법을 검색해보니 손목 근육을 강화시키려면 결국 팔뚝 근육을 강화시켜야 한다길래 하루 100회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팔굽혀펴기를 하다보니 지지하고 있던 오른쪽 손목에서 다시 찡한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약간의 통증은 있었으나 뭐 운동하고 하는데도 심각하게 불편하진 않았기 때문에 테니스도 계속 치고 있었는데, 테니스의 경우는 길게 나간 공을 손목으로 당겨서 친다거나 하지만 않으면 별다른 통증이 없기도 해서 더 무심했던거 같기도 하다.

여튼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아래와 같은 부분들이 불편했던거 같다.

  • 운전을 할 때 핸들을 90도 이상 틀면 손목에서 찡한 통증 발생
  • 서 있는 상태에서 청바지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려고 할 때 손목에서 찡한 통증 발생
  •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 아래로 회전하면 찡한 통증 발생

병원을 가는 일은 언제나 무서운 일이었기에 우선 손목 온찜질 등을 통해 해결을 해보려 했으나 증상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뿐이었다.

첫번째 병원 내원…

증상이 계속 호전되질 않고 있다보니 재인이가 병원에 가보길 권유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정형외과에 내원을 해봤는데, 여기저기 눌러보고 하더니 팔 근육이 뭉치면 그런 증상이 있을 수 있다며 손목과 연결된 팔 근육 위치들을 알려주고 이 근육들을 마사지건 등으로 풀어주라는 진단을 받았다.

추가로 이온 마사지나 냉찜질 등의 물리치료를 받았고 추가로 염증 치료약을 처방받아 왔다. 확실히 근육 마사지를 해주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졌었고, 염증 치료약을 먹으면서 통증도 거의 사라졌던거 같다.

한 2주 정도 약을 먹었었는데, 염증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증상이 좀 개선됐다고 약을 끊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약에 진통제 성분이 포함되서 일시적으로 증상만 못느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약을 끊고 나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통증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다.

두번째 병원 내원…

근육 마사지가 효과가 없는건 아닌데, 근육이 뭉친거라고 하기엔 너무 효과가 일시적이라 좀 못미덥길래 이번엔 다른 정형외과를 찾아봤다.

스타일 차이가 있는거 같긴 한데, 전에 갔던 병원에서는 문진 후 가벼운 진단을 내렸던데 반해 이 병원에서는 우선 MRI를 찍어서 제대로 진단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실비 보험이 있기도 했고 제대로 진단을 받고 싶기도 해서 MRI를 찍었는데, 삼각섬유연골 쪽이 하얗게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 다며 연골이 찢어져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고 DNA주사와 함께 체외 충격파 치료를 받기로 했다. 물론 염증약도 어마어마하게 받게 됐고, 보존적 치료로 손목을 쓰지 않도록 손목 보호대도 구매해서 착용하게 되었다.

원래는 손목을 움직일 때 연골이 팔목 뼈가 손목쪽으로 올라오는걸 잡아줘야 하는데, 연골이 찢어지면서 이걸 잡아주지 못해서 팔목 뼈가 손목을 때리면서 충돌 증후군 등 통증 및 염증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오는 TFCC 라는 느낌이었는데, 나같은 경우 인터넷의 TFCC 사례처럼 특정 부위를 눌렀을때 통증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DNA 주사라는건 PDRN 주사라고 해서 손상된 세포조직 회복을 돕는 주사라는거 같은데 매 회 방문 때마다 주사비와 체외 충격파 비용을 합해서 20만원 이상씩 청구가 되는데다 비급여 항목이라 보험이 안될까봐 조금 걱정이 됐었다.

두번째 병원 치료 후기…

처음 치료를 시작할때 손목에 주사를 놓으며, 원래는 주사액이 굉장히 뻑뻑하게 들어가야 하는데 너무 쉽게 들어간다며 연골이 많이 찢어져서 비어있는 공간이 많은거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약 두달간 매주 1번씩 병원에 내원하여 손목에 주사 및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았는데, 체외 충격파는 처음엔 엄청나게 고통스러웠지만 매주 강도는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술시 통증은 점점 줄어들었고 한달 정도가 지나고 나니 강도를 최고로 올려도 통증이 거의 없어졌다. 얘기를 들어보니 문제가 없는 부위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거라며 아마도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것 같았다.

주사의 경우도 주사액이 들어갈때 저항이 점점 느껴진다며 회복이 좀 되고 있는거 같다고 해서 조금 위안이 됐다. 다만 주사를 좀 많이 들어간 주는 한 이삼일 정도 손목이 좀 뻐근한 느낌이 있어 조금 걱정이 되곤 했던거 같다.

8회 정도 주사 및 체외 충격파를 진행했고, 우선 1차 phase는 끝났다며 이제는 내원 주기를 늘려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는데, 그러고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손목 뼈 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손목 보호대로 손목을 고정시켜두면서 손목 근육들이 약해졌는지 손목에 힘이 들어갈때 근육쪽에서 뻐근한 느낌들이 있는거 같다.

치료를 진행하면서 술은 생각도 못할 상황이라 겸사겸사 스마일 라식 등도 같이 진행했고, 운동도 한달 정도 강제로 쉬게됐는데 그러다보니 오른팔 쪽을 정말 사용할 일이 없었어서 더 근육이 많이 약해진게 아닌가 싶다.

가끔 상태 체크를 위해 손목을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확실히 상태가 많이 좋아지긴 한 것 같다. 좀 불안한 마음이 있어서 운동을 할 땐 손목 보호대를 차고 있긴 한데 불편하던 부분들은거의 없어진거 같아서 다행이다.

운동하고 하루 이틀정도 가만히 있어도 손목 근처 근육들이 좀 뻐근한데 병원에서 얘기해보니 관절 문제는 움직여서 관절을 사용했을때 통증이 일어나는거지 가만히 있을때 아픈건 관절 문제는 아니라고 해서 좀 경과를 지켜봐야할 거 같다.

실비 청구…

아픈 상태로 둘 수는 없는거라 병원비가 어마어마하게 나와도 울며 겨자먹기로 치료를 받기는 했는데, MRI나 체외충격파, DNA 주사 등 비급여 항목이 많아서 실비 청구가 될지 안될지 좀 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다행히 별다른 커뮤니케이션 없이 병원비 80%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회사 복지로 병원비 중 급여 항목이나 MRI에 대해선 병원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도 있고 해서 꽤 많은 도움이 됐던 거 같다. 덕분에 병원비 중 자비로 부담한 금액은 테니스 라켓값 정도 밖에 없었던거 같다.

얼마전 망막열공 건도 그렇고 실비나 회사 복지 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치료를 받을 때도 부담이 없어 좋은거 같다.

지난 3년간 청구한 항목이 적지 않다보니 보험설계사분께서 앞으로 보험 가입에 제한이 많아질 것 같으니 지금 가입해둔 보험들 관리를 잘해야할거란 얘기를 하셨다. 다행히 올해 초에 심혈관 등 보장내역이 빠진 것들을 메꿔서 보험 재설계를 해놓아서 앞으론 그냥 유지만 잘 하면 될거같긴 하다.

에필로그…

손목을 다친 이후 좀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어딜 다쳤을때 빠르게 자연치유 되는 나이는 아닌거 같기도 하다.

테니스는 레슨만 받다 보니 실력이 늘지 않는거 같아서 4월부터 새벽 랠리 모임을 찾아서 아침 6시부터 주 5일 1시간씩 랠리 연습을 진행했고, 추가로 5월 정도부터는 회사 분과 주 2일정도 퇴근 후 2시간씩 랠리를 진행했었는데, 운동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던거 보면 인터넷에 떠도는 TFCC 사례들처럼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던거 같다. (의사 선생님이 이 글을 보면 엄청 싫어할거 같다.)

그리고 테니스도 테니스지만, 올초부터 근력 향상을 위해 해왔던 팔굽혀펴기가 상태 악화를 시킨 큰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찾아보니 손바닥으로 땅을 짚고 내 몸의 무게를 지탱하는 행위가 손목에는 엄청 부담을 주는 행위라는거 같다.

또 나는 직업 상 키보드/마우스/트랙패드 등을 엄청나게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키보드를 사용할 때도 그렇고 마우스/트랙패드를 사용할때도 그렇고 손목이 바깥쪽으로 돌아간 자세를 취해야하는데 이 자세도 손목에 좋지 않은 자세인거 같다. 키보드를 칠 때는 손목을 바닥에서 띄우면 어느정도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마우스의 경우는 방법이 없는거 같아서 업무 중엔 마우스 대신 트랙볼과 버티컬 마우스를 쓰기 시작했다.

이게 손목에 부담을 주느냐 엄지 손가락에 부담을 주느냐의 차이라고도 하던데, 손목은 이미 안좋아졌지만 엄지 손가락은 아직 멀쩡하니 덜 나쁜 부위에 부담을 주는게 더 낫다는 판단이었는데 확실히 트랙볼이나 버티컬 마우스 등을 쓰니 손목에는 부담이 덜 들어가는거 같다.

뭐 어쨌든 정형외과 약 봉투에 절대로 술과 함께 복용하면 안된다는 경고가 있어서 약 반년 정도 거의 술을 못마시고 있는데, 덕분에 건강검진 결과가 엄청나게 깨끗해졌다.

좋아하는 것들 계속 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 문제 있던 것들은 올해 다 고치고 넘어가고 싶어서 꾸준히 병원들을 엄청나게 방문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아프지 말고 좋아하는 것들 즐기며 살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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