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4월 세번째 회사가 정해지면서 회사 주차장을 배정받을 수 있게 되었고, 자출을 목적으로 새 세단을 시원하게 하나 질렀었지만, 막상 새차로 출근해보니 주차장 내려가는 자동차용 엘리베이터도 좁고 2~3중 주차로 인해 통로들도 협소했던 관계로 출퇴근 용으로는 기존에 타고 다니던 스파크를 계속 이용해왔었다.
내 출퇴근 구간에는 두번의 경사지가 존재하는데, 경차 특성상 스파크는 경사를 올라가야 하는 상황마다 너무나 힘들어했고,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도 너무 아펐다. 그래서 열심히 엔카를 뒤지며, 세컨카 업그레이드의 꿈을 키워가던 어느날 원하던 브리티쉬 레이싱 그린 컬러에 키로수도 3만3천 밖에 되지 않는 미니 컨버터블을 발견했다. 그리고 미니 컨버터블로 유발된 부부 대첩을 이겨낸 뒤 결국 지난 8월 미니 컨버터블을 입양해오게 됐다.
와이프님 모시고 다닐 큰 차는 이미 예전부터 꿈꾸던 차로 구입했기에, 혼자 타고 다닐 작고 힘좋은 차를 찾다보니 미니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등치가 커진 3세대 모델보다 예전 쪼만했던 2세대 모델이 내 눈엔 더 이뻐보였다. (물론 가격도 그만큼 저렴했고…) 그리고 기왕 세컨카를 업그레이드 할거면 그냥 평범한 차보다는 뚜껑이 열리는 차로 업그레이드 해보고 싶어서 컨버터블 모델을 구입했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거 같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뚜껑을 열 생각을 잘 못했는데, 한번 열고 다니기 시작하니 중독되는 맛이 있다.
뚜껑 오픈을 하고 다닐때 뒤에서 불어오는 와류를 막아주기 위한 목적으로 윈드 디플렉터가 있음 좋다기에 이베이를 열심히 뒤져서 나름 저렴하게 새것같은 윈드 디플렉터도 구해서 달아줬는데, 윈드 디플렉터를 올리면 바람이 머리 위에서만 살랑살랑 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확실히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다.
미니 관련해서 많이들 나오는 얘기가 ‘승차감이 안좋다’, ‘잡소리가 엄청나다’, ‘잔고장이 심하다’ 등등인거 같은데, 승차감은 스파크나 얘나 뭐 비슷비슷한거 같지만 고속 주행시에 경차는 좀 붕 뜨는 느낌이 나서 좀 무서울때가 있었지만 미니는 안정감이 느껴져서 좋은거 같다.
처음 데려올때 찌르르르 하는 플라스틱 조각이 랜덤하게 튀어다니는 것 같은 아주 거슬리는 잡소리가 있었는데, 여기저기 DIY로 뜯고 보수하고 하다보니 대부분의 잡소리를 사라진 것 같고 잔고장 부분은 2.5세대는 좀 덜하다던데, 이건 좀 지켜봐야할 것 같다. 점화 플러그 문제로 엔진 경고등이 한번 떴던 적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아직 별 일은 겪고 있지 않다.
다른 차에 비해 속도 나는걸 보면 부드럽지도 않고, 엄청나게 강력한건 아닌거 같지만 서울 시내나 서울 인근 정도 다니며 고속대로에서 밟을땐 크게 더 큰 출력이 있어야 하나 싶긴 하다. 언덕이건 고속대로건 앞차가 좀 답답하다 싶으면 급가속 해서 추월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출력은 나와서 만족스럽다. (엔진 출력은 좀 딸려도 차는 가벼워서 적당히 원하는 만큼 잘 나간다)
그리고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엔진음이 저음으로 부우웅 하고 나는데, 개인적으론 이 소리에 감성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좋다. 다만 컨버터블이라 트렁크가 특히나 좁고 도어도 2개 밖에 없다보니 짐을 실을때 불편해서 똘똘한 한대를 원하는거라면 미니 컨버터블은 답이 아닌거 같다.
정산을 해보니 스파크를 판 비용도 있고 해서 차 구매 비용 자체는 그리 많이 들지 않았지만, 좀 꾸미는 재미가 있는 차다보니 카플레이도 달고, 그릴도 바꾸고, 도어 트림도 바꾸고, 이거저거요거그거 하나하나 손을 데다 보니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들어갔다는걸 깨달았다.
좀 더 지켜보다 터보 엔진이 달린 S모델을 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하는데, 노멀 모델도 나름 만족스러운 모델인거 같다.
미니 컨버터블은 나름 개성있는 펀카가 맞는거 같은데, 3년 정도 뒤에 단종된다는 얘기가 있어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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