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사/박사에 대한 생각… (DRAFT)

오랫만에 술자리에서 석사/박사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왜 그 얘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횡설수설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가 생각하는 국내 석사/박사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예전에 썼던 글 revise 및 새로운 내용 추가 중)

사실 국내에서는 군대를 늦추기 (혹은 피하기) 위해 석박으로 진학하는 경우도 많고, 연봉 및 진급 등을 위해 학위를 (좀 심하게 말하면) 사러 오는 경우도 많다.

어쨌거나 한국에서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었던 사람으로써 한국에서 석사를 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 박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대학원에 진학한다는 것…

우선 ‘대학원에 진학을 하면 무엇이 좋을까?’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학부에서의 공부는 누군가가 알려주는 내용 그대로를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공부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원의 공부는 다르다. 내가 접하는 하나 하나에 끊임 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제기한 의문을 바탕으로 어떤 가설을 세운 뒤 이를 뒷받침해줄 객관적 근거를 끌어내는 것 이것이 대학원에서의 공부이다.

석사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졸업 논문을 작성하고, 이를 검증 받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은 자신에게 있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 대학원의 문제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학원에 진학했고, 한국 대학원의 학위 과정에 있었던 나에게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불만이었다.

대학원 교과 과정은 학사 때보다 알차지 못하다.

사족: ‘학사 때의 교과 과정도 알차지 못하다.’라고 이야기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졸업한 홍익대학교 학부 과정은 나름 만족스러웠었다.

한국 대학원에는 필수로 이수해야하는 학점 수가 정해져있다.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연구실에 배정되고, 전공 분야가 (본인이 어느정도 선택하는 사항이지만) 정해지는데, 내 전공과 관련있는 수업만으로는 이 이수 학점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같은 수업이지만 학수번호이 달라진 수업이 다시 개설되고, 결국 같은 수업을 2번, 3번 반복해서 이수하는 그런 케이스를 많이 보아왔다. 2번, 3번 반복해서 듣는 수업이 재밌을리 만무고, 이 수업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얼만큼 되는지에 대해서 나는 의문이다.

게다가 수업 중에는 의욕이 넘치는 교수님 덕분에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의 수업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수업은 그저 수박 겉핧기 식, 시간 떼우기 식이었다.

해외 컨퍼런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던 어떤 외국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일본/영국 등은 대학원 수업 이수가 의무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수업을 이수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위의 사항들에 불만을 가진 나에게는 이런 제도가 시행되질 않는 한국 대학원이 큰 불만이었다.

참고로 내가 알고 있기로는 한국 대학원이 이런 필수 이수 학점이 있는 것은 미국식 시스템을 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런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수업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접할 수 있는) MIT 등의 공개 수업을 보면 이미 구시대의 기술이 되어버린 내용에 대한 수업이 아니라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들에 대한 내용이 이미 수업에 반영되고 있어 보인다.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수업에 반영해주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지 않는 이상 이 시스템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뭐 어쨌거나 석박을 평가하는 잣대는 학점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연구 성과이다보니 이런 문제점들은 그냥 조용히 묻혀있는게 아닌가 싶다.

필수 이수 학점의 문제 2

필수 이수 학점 제한에 의해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해 왜 그렇게 불만이냐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수업이 1주일에 3개 정도가 있다고 한다면, 3일 정도는 쪼게진 시간을 보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렇게 쪼게진 시간을 관리해가며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생긴다.

아침에 연구실에 출근한 뒤 잠깐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점심먹으러 갈 시간이고, 점심 먹고 오면 수업에 가야하고, 수업에 갔다오면 저녁 시간… 뭐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수업에서 내준 과제까지 하다보면? 그런데 그 과제가 그냥 성실함을 검증하귀 위한 용도일 뿐이라면?

나같은 경우는 2학기 만에 수업을 모두 마치고 나머지 1년 간은 연구에 매달렸었는데, 수업을 듣고 있던 2학기 동안은 거의 성과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수업을 듣지 않고 보냈던 학기에는 단 1학기 동안 5편 이상의 논문을 작성할 수 있었다. 만약 3, 4 학기에도 수업을 들어야 했다면 이런 성과는 올릴 수 없었을 것 같다.

(운좋게 작성했던 논문들)

한국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의 장점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석박을 할 때 좋은 점이 있다.

BK21

BK(Brain Korea)21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이공계에 대해 금전적으로 지원해주기 위한 정책이다.

BK21 지원 연구실로 선정된 연구실들은 다음과 같은 혜택이 돌아간다.

  1. 생활비 지원 (석사: 평균 50만원/월, 박사: 평균 90만원/월)
  2. 컨퍼런스 참석 지원 (해외 기준: 숙박비 + 식비 + 교통비 = 약 3~400만원/컨퍼런스)

해외 컨퍼런스에 논문을 내게 되면 여비 + 숙박비 + 식비 + 비행기값 + 등록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므로, 해외 학회에 논문을 제출하고, 제출한 논문이 accept된 경우 정부 지원금을 이용해서 학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이 기회를 통해 언어 능력의 개선을 꿈꿔볼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들을 발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추가로 social event 자리에 참석하면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엔지니어/연구원 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까지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산학 협력을 목적으로 영어 논문 교정, 특허 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이 존재하므로 자신이 열심히 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군대 대체 복무 가능

한국 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할 경우 수료 전에 전문 연구 요원 시험을 보게 된다. (올해 부터 국사 인증 시험 + TEPS로 대체 되었음) 2~3: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는 이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기간을 병역 특례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체로 박사 수료 후 약 3년간 연구를 한 뒤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인 이공계 상황을 생각하면, 박사 학위 과정 만으로 군대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참고로 ICU/KAIST/GIST 학생은 전문 연구 요원 시험이 면제된다. (입학과 동시에 100% 대체 복무 가능)

기타 혜택

또 생각해볼 수 있는 혜택으로는 저렴한 학비 부담, native language를 사용해서 수업/토론 할 수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현재 한국 대학원에서 외국 학생들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운이 좋다면,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기회도 얻을 수 있고, 이 친구들과 조금만 잘 지낸다면 본인의 어학 능력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결론

결론 파트는 술 깨고 다시 쓸 예정

어쨌거나 장황하게 썼는데,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하는게 꼭 나쁘기만 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절대 내가 박사 과정에 진학했었다는 점을 변호하려는 건 아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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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oughts on “국내 석사/박사에 대한 생각… (DRAFT)”

  1. 저도 한때 취업이 안되서 대학원을 가볼까? 하는 생각에
    제가 다니던 학교의 대학원생 선배들이 실력이 너무 출중하셔서 조교 수업에
    학부생에게 물어보는걸 보면서 대학원에 대한 환상을 접었었기에
    대학원이라는 카드를 아직까지는 꺼내들고 있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요즘에 들어서 다시 힘들어서 도피처로서 해외 대학원을 택해지고 싶긴 하지만
    정말 뜻이 있어서 가는 곳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에 아직은 쉴때가 아니야 라고
    스스로에게 자꾸만 채찍질을 하게 되네요 ^^;

    1. 그건 보통 도피처로 가는사람들은 지잡대생들한테 해당되는 말이지요

      1. 전 지잡대 출신 아닌데…

        실제 다녀보면 그런 사람 엄청나게 많은데요? 학위만 사러 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건 맞는것 같아요. 물론 정말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고 본인들 원하는거 얻어가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마치 무급 회사원 처럼 일하면서 프로젝트에 시달리다가 졸업하는 케이스도 많이 봤고, 그냥 무난무난하게 2년 놀다가 학위 따서 나가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운이 좀 따라야 하는거 같아요.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본인이 원하는 것들 하다 학위 딸 수 있는것에 대해서는요.

        회사 가기 전에 pre-회사원(그냥 요새 트랜드 기술들 관련 개발 업무) 경험해보고 싶은거면 프로젝트만 하다가 졸업하는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겠죠. 학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들어간 사람이면 아닐거구요.

        뭐 학교도 사업체라 서로 이해관계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곳이고, 이런 것에 대해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2. ㅎㅎ 꽤 오래전 글인데 지금 댓글 다는게 늦다고 생각하지만
    질문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남겨봅니다.
    저는지금 대학교에서 재학중인 학생인데
    대학원을 갈까말까 석사 박사를 할까말까
    정말 고민인 학생입니다. 석박사를 하려는 이유로 병역특례도 있지만
    석박사 후의 취업이 학사 후의 취업보다 훨씬 잘되고
    연봉이 훨씬 높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렇습니다.
    어떤분은 옜날과 달리 석박사가 너무 많아서
    경력으로 쳐주지도 않는다는 분들이 있던데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싶습니다.
    메일로 답장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3. 늦었지만, 선배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에 재학중인 2학년 학부생입니다. 블로그를 알고 찾아온 것은 아니며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음… 군대까지 다녀온 저는 어떤 비젼을 가지고 있어서 박사과정을 꿈꾸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방학중에는 작은 세미나도 가져보고, 학기중에는 수업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앞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보면 조금씩 욕심이 생길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삶이 막막하거나 길을 헤매이게 될때 작은 조언과 함께 따끔한 훈계도 받아 보고 싶습니다.

    정말로 이렇게 우연히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구요, 선배님 발자취를 보면서 많이 배우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바랍니다!

  4. 저는 디자인계열에 있는 학생입니다.
    맥사용법 때문에 우연치않게 파도를 타서 들어오게 되었는데,
    요즘 한 동안 고민하던 문제로 많은 도움 받고 갑니다.
    홈페이지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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