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논문…

어제 연구실 동생 하나가 컨퍼런스에 논문을 내겠다고 Interpolation 실험을 하고 있길래 살짝 들여다 봤더니 요번에도 Bi-linear interpolation하고만 비교를 하고 있었다.

Bi-linear보다 조금 더 개선된 Bi-cubic interpolation이 1981년에 발표됐으니 Bi-linear의 경우는 최소 17년 이상 전에 발표된 알고리즘이라는 얘기가 된다. 지난 수 년동안 이미 더 나은 성능을 보이는 Interpolation 방법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런 것들을 제대로 살펴볼 생각도 않는게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싫은 소리를 하고 나왔는데, 이러고 나오면 내 기분도 참 좋지 않다.

내가 논문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계속 발표되고 있는 알고리즘들을 이해하고, 같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최신의 알고리즘과 비교해서도 더 좋은 성능을 보이는 논문을 작성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Bi-linear나 Bi-cubic등의 알고리즘들하고만 비교를 하는 것은 지난 수 년간 연구되온 내용이 전부 의미가 없다는 것이고, 스스로 작성하는 논문 또한 그렇게 의미 없는 것으로 전락한다는 얘기를 해줬지만 그다지 공감하지는 않는 것 같다.

변명으로 수식이 복잡하고 어려워서 다른 알고리즘은 구현해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말을 바꿔 얘기하면 다른 사람의 논문들 중 제대로 이해한 것은 없다는 얘기다. 논문에 나온 수식이 복잡해서 이해를 못하겠으면 연구실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이해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 연구실에 나오는 의미가 무엇인걸까? 안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싫은 소리를 하니까? 교수님이 졸업을 시켜주지 않을까봐?

그저 더 좋은 스펙으로 만들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고, 어떻게 2년 잘 버티다가 졸업한 뒤 나는 석사니까 더 좋은 조건으로 대우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너무 싫다. 서로 겉보기에 더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2저자, 3저자로 이름을 넣어주는 것도 너무 싫다.

대학원에서의 공부는 학사 때와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사 때처럼 그저 책에 나와있는 내용을 맹신하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1. 끝없이 의심해보는 것.
  2. 새로운 것들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것.
  3. 최근에 발표되는 논문들을 읽어보면서 최신 경향을 읽는 것.
  4. 그리고 아이디어를 떠올려 더 좋은 알고리즘을 제시하는 것.

이게 바로 대학원에서의 공부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 해봐야 나만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참고 또 참는다. 그냥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가끔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The state of the art(예술의 경지)라 불리는 알고리즘과 비교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지킬 건 지켰음 좋겠다.

덧: mytears.org 가 다시 대나무 밭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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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연구실… 논문…”

  1. 선배로서 충분히 해줄 수 있는 말이죠~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제 생각들을 후배들한테 최대한 했어요.
    물론 모두 받아들인다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그런 노력마저 하지 않는다면 선배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게다가 저도 태영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많은 부분 동감하는 내용이네요~

  2. 백번 지당하신 말씀이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 중에 하나죠.
    그 부분에 대해서도 참 생각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저조차도 지켜내지 못하고 졸업한 부분이라 부끄러울 뿐입니다. :(
    부디 그 생각 끝까지 지켜주시고, 혹여 나중에 교수님 자리에 오르게 되는 날이 온다면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그 사고 방식을 꼭꼭꼭! 이해시키고 납득시켜주세요.

    부끄러운 마음에 반성하고 돌아갑니다. ;)

  3. 냉정하게 말하면 정말로 졸업장을 따기위한 …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졸업작품에 이름만 딱 얹어서 졸업하는 사람도 봤음, 학사때 그런데 석사라고 다르지 않을듯 …

    1. 정말 꼴불견이죠.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의 가치까지 함께 하락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않아요. 학교 측도 장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을 걸러내는데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죠. 슬픈 현실이에요.

  4. 참 슬픈 현실이지요.

    실질적으로 전산과 학사 , 석사까지 나와서 코딩하는것을 보면 대학 6년동안
    무엇을 했나 의심스럽죠.

    아마도 위의 두알고리즘 논문까지쓰고도 그것을 실제 프로그램에 적용시킬수도
    없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간판도 좋지만 그에 걸맞는 실력을 키우는것도 중요하지않을까요.

    1. 컴퓨터공학과 3학년이 ‘자신이 해온 과제 코드 중에 파일에서 데이터를 읽어오는 부분이 어디냐?’ 라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걸 보고 할 말을 잃었던 적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졸업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어야 할텐데, 입학만 어려웠지 졸업은 아무나 다 시켜주니 문제라고 생각해요.

  5. 사실 이런 얘길 공개적으로 해도 되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나가고있는 연구실에선 논문을 잘 안쓰고 실용 실용 하는데.. 당장 학부땐 괜찮지만 석사때도 그럴까봐 조금은 걱정입니다..

  6. Pingback: shiva83's me2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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