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뽑았다. 그런데 내가 맨날 쓰는 커피잔은 이미 설거지통에 들어있다. 설거지를 하기는 귀찮길래 새로 사놓고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새 커피잔을 꺼냈다. 어제 갈아놓은 커피라 그런지 향이 진하고 좋다. 그나저나 어제 술을 많이 먹기는 했는지 속이 쓰리다. 이제 정말 술 좀 줄여야겠다.
요 근래 코드로 반주해 버릇 했더니 점점 엉망이 되는 거 같길래 다시 악보 보는 연습을 시작했다. 어렸을 땐 그렇게 싫던 피아노가 요새는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결국 이틀 내내 피아노만 치고 있는 중. 김윤아의 ‘야상곡’ 을 새로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느는게 눈에 보인다. 이렇게 연습하기는 ‘Endless rain’ 이후 첨인 것 같다.
수업은 작년에 다 들어뒀고, 요번 학기부터는 수업이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만 마무리되면 그동안 생각해놨던 아이디어들을 실험해봐야겠다. 자리를 다른 사람과 붙어있는 곳이 아닌 혼자 앉을 수 있는 곳으로 옮겼고, 파티션을 쳐버렸다. 누가 일부러 와서 쳐다보지 않는 한 내가 뭘 하는지 안보인다는 사실이 날 안정되게 만든다. 이젠 프로젝트에 참여할 일도 없을 거 같으니 정말 내 공부를 할 수 있을 거 같다.
졸업 시험도 쳤고, 세 과목 다 붙을거 같다. 시험을 보고 나오는데 알리가 나에게 뭔가를 물어봤다. 문제는 영어였기 때문에 해석이 안되서 못풀 이유가 없으니 난 무시하고 나와버렸다. 그랬더니 왜 나한테 안가르쳐줬냐고 뭐라고 그런다. 지가 공부를 안해놓고 날 탓하려고 하는게 맘에 안든다. 그 후로 며칠간 알리가 보이질 않는다.
석사 기간인 이 년이 이렇게 짧을 줄은 몰랐다. 정말 눈깜빡할 사이에 일 년이 지나버렸고, 남은 기간은 논문쓰고, 취업 준비하고 하다보면 또 눈깜빡할 새에 지나갈 것 같다. 석사 기간동안 뭔가 대단한 걸 배운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지난 일 년간 찾아본 내용이나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로 인해 일 년 전의 나와는 큰 차이가 생긴 것 같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석사 진학은 나쁜 선택이 아니었던 거 같다.
SSAT 를 보러오라는 메일이 왔다. 이젠 SSAT 공부까지 해야한다. TOEIC 도 5월에 만료되다 보니 TOEIC 도 다시 봐야하고, 영어 말하기 시험 점수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할게 하나 둘이 아니다. 의욕은 없고 해야할 건 많고 완전 슬럼프…
언픽스 서버 하드를 바꾸면서 시스템을 새로 빌드했고, 아파치를 peruser 모드로 변경했다. 그런데 peruser 모드는 메모리 소모가 엄청나다. swap 메모리까지 고갈되버리면 서버가 완전히 뻗어버리기 때문에 이 상태를 유지하면 안될 거 같다. fastcgi 때문에 각 유져 권한으로 아파치를 돌려보면 어떨까 싶었던건데, 막상 fastcgi 와 peruser 모드는 궁합이 맞질 않는다. 주말이 가기전에 시간을 내서 다시 prefork 모드나 worker 모드로 변경해야할 거 같다.
홈에버에서 요리책을 보내줬다. 개인적으로 국수류를 매우 좋아하는데, 여기 나와있는 비빔국수 레시피가 참 맘에 든다. 서너번 해먹어봤는데, 과정도 별로 복잡하지 않고 꽤 맛있다. 이것저것 레시피들을 테스트해보느라 마지막으로 밥을 한 게 언젠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점점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아진다.
며칠 전 밤에 야참으로 감자를 썰어서 기름에 튀겨봤다. 신문지 위에서 기름을 빼면서 허브 소금을 뿌렸더니 짭짤한게 맥주 안주로 딱인거 같다. 그런데 남은 기름을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난감했다. 결국 기름이 거의 다 소진될 때까지 밤마다 감자 튀김을 만들었다.
이 때가 아님 언제 길러볼까 싶어서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기르다보니 드디어 묶이기 시작했다. 점점 내가 이뻐지는거 같다. (뻔뻔해지는 거 같기도 하다.)
오늘따라 왠지 센티멘탈…
Tags: apache, cook, peruser, piano, problem, recipe, routine, thinking, 생각, 요리, 일상
March 24th, 2008 at 6:31 pm
감자는 다 좋은데 기름에 튀기면 특유의 성분 때문에 건강에 안좋다능.. 하지만 취향을 존중해 달라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