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 광수씨 광수놈” 중에서.. #2

내 냄비의 물이 빨리 끓는다고 좋아할 것 없다. 작은 냄비의 물이 빨리 끓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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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그 작은 냄비였다. 그래서 빨리 끓은 것 뿐이었다…

냄비가 끓기 시작하면 온갖 이름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이 다 들끓는다. 그 이유야 당연히 물이 끓으면, 무엇이든 그 안에 넣고 무언가를 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내게 보였던 세상 사람들의 관심은, 못난 나를 우쭐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 잘난 자만심에 물이 넘치기 시작했고, 그 넘치는 물로 인해 나 자신을 지피던 불이 꺼져 버리기에 이르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안에서 그리 펄펄 끓던 물도 잠잠해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냄비에서는 더 이상 미온도 느껴지질 않게 되었다. 냉철한 삶의 지식. 온기 없는 냄비에는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세상 사람들의 관심 없음에 얼마나 많은 배신감을 맛보고, 좌절하고, 슬퍼하며 못 견뎌 했던가.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편안해졌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그 편안함을 ‘다시 끓을 수 없는 자의 변명’ 이라고 한다. 변명하지 않겠다. 지금이 편안하지만, 다시 끓을 수 있다면 예전보다 더 멋지게 끓고 싶다는 열망이 내게 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예전처럼 끓지 못해 안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난 모두가 음습하다고 말하는 찬장 속에서 인생을 다시 배운다. 다시 예전처럼 열기를 내뿜으며 끓을 수 없다 해도, 내 찬장 속의 인생도 찬란히 빛날 수 있음을 작지만 소중한 수많은 교훈을 통해 배웠으니까 말이다.

‘광수생각 네번째 이야기… 광수 광수씨 광수놈’ 중에서…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저 책을 읽으며 가다가… 왠지 나도 작은 냄비였을 뿐이었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박광수씨가… 이혼을 했든… 위선자이든… 그런 것까지는 알지도 못하고… 별로 관심을 가지고 싶지도 않지만… 박광수씨가 쓴 글들은…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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